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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석 초대전 등록일 2016.06.15
정재석 초대전
전시기간 : 2016년 6월 14일(화)~2016년 7월 12일(화)
전시장소 : GS타워 1층,지하1층
<전시글>

동물농장

정재석 작가는 동물의 우의적 변용, 즉 알레고리 형식을 통한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작가이다.
고대 철학자 플라톤의 "국가론"에 나오는 동굴의 비유처럼 진실이 아닌 진실을 믿는, 그림자를 믿으며 살아가는 죄수의 모습에서 우리는 진실은 그림자가 만드는 실체가 아닌 (모방의 세계가 아닌) 참된 이데아의 세계를 추구해야 한다는 철학적 개념의 알레고리를 마주하게 된다. 이런 알레고리의 형식을 정재석 작가만의 특유한 표현방식으로 작품에 표현해 내며, 우리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작가의 작품세계를 통해 엿볼 수 있다.
2004년 이전 『인체』 시리즈를 통해 인간의 존재와 리얼리티를, 작가의 사회현실에 대한 비판과 네거티브적인 요소들을 비유적으로 묘사했다면 2004년 이후에 그려진 "동물농장" 시리즈는 비판을 뛰어넘어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방향을 제시해 주며 참된 이데아의 세계를 보여주는 작품이 아닐까 한다.

인간은 언제나 불안한 존재이다. 언제나 음과 양의 감정상태를 가지고 현실을 살아가며 수많은 다중적인 감정의 틀 안에서 우리는 존재한다.
"이성적"이란 말은 어쩌면 우리가 풀어가야 할 숙제이며 싸워야 할 적이다.
우리는 인간적인 패턴과 비인간적인 패턴, 이성적인 판단과 비이성적인 판단 사이에서 충돌과 대립을 통해 어쩌면 동물적이나 동물적이지 않은 "나"로 살아가고 있다.
언제나 그 둘 사이를 방황하는 우리는 지치고, 힘들며 때로는 너무나도 연약해 보인다.
이런 우리의 일상적인 모습들을 작가는 직설적으로 또는 반어적으로 보여준다.
동물을 오브제로 선택함으로 작품 속의 "말"의 형상은 내가 될 수도 있고, 내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말은 신념을 믿고 성실하고 우직하게 그것을 실행에 옮기며 살아갑니다. 그 신념은 물론 집단의 신념이며, 말은 진실에 대해서 의심하지 않습니다." (작가의 말 중)

그의 작품에서 처연히 보여지는 동물들의 눈빛은 바라보는 내내 연민을 느끼며 안아주고 싶은 충동과 함께 측은함 마저 느끼게 한다.
그로테스크한 인생의 한 복판, 우리의 답답하고 어두운 백그라운드에 홀연히 나를 바라보는 왕관을 쓴 나와 마주한다면 당신은 어떠한 반응을 하겠는가?
내가 쓴 왕관이 화려하던 화려하지 않던 모두의 삶의 무게는 같을 것이고 시작점이 다르더라도 우리의 선택에 따라 왕관의 무게는 달라진다.
작가는 어떻게 문제를 마주하고 어떻게 풀어야 되는지를 묻는다.
혹시 자신이 파놓은 과도한 "욕망"이란 무덤에서 헤매이고 있다면 이번 전시를 통해 "욕망"이란 단어를 버리고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길 바란다.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1947)에서 말 '복서'는 동물 왕국의 이상(理想)을 믿고 우직하게 일하지만 늙고 힘이 없어지자 결국 도살장에 팔려갑니다.
정재석 작가는 이러한 말의 어리석을 만큼 성실하고 헌신적인 말의 이미지에서 영감을 얻습니다.
칠흑같은 어둠 속에 외롭게 떠올라 있는 말의 쓸쓸한 눈빛과 고단해 보이는 목덜미가 쳇바퀴 돌듯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과도 닮아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혼자가 되어 마주할 때 비로소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이 보인다는 깨달음과 도전정신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작가 인터뷰 중)

[문의/안내:02-2005-1173]



정재석의 『동물농장』 연작에 나타난 알레고리의 차원

서영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평론가)

화가 정재석이 『동물농장』 연작을 천착해 온지 벌써 십년이 다되어간다. 그의 네 번째 개인전이었던 2004년 <마키아벨리의 정원>전에서 처음 등장했던 동물 형상들이 이제 화가 자신의 가장 대표적인 소재가 되었고, 동물의 우의적 변용을 통한 알레고리는 그의 회화언어에서 중축을 이루는 표현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사실 그에게 있어서 동물 형상의 알레고리는 바로 인간 삶을 둘러싼 문제들을 말한다는 점에서 『동물농장』 연작 이전의 『인체』 연작에로 거슬러 올라가게도 한다. 『인체』 연작에서 화가는 자신을 비롯한 현대 개인의 존재 조건들을 비유적으로 묘사해냈으며, 이를 통해 인간 존재의 리얼리티를 반영해내고자 하였다. 인체에 대한 극사실적 묘사가 연출한 불안하면서도 긴장된 분위기는 작가 자신이 경험했던 동시대 사회현실에 대한 비판적 고백이 끌어낸 효과였다. 하지만 2004년 즈음부터 작가는 불합리하고 억압적인 사회현실에 대한 다소 직설적인 묘사에서 뒤로 한 걸음 물러서서 거리를 두고 인간 삶을 '다르게 말하기'로 한다. 바로 동물 형상을 차용한 알레고리의 연출이다. 정재석이 인간 형상을 그리지 않고 우화에서 볼 수 있는 동물들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해서, 그가 현실에 대한 인식과 긴장을 포기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실제에서 다소 물러나 거리를 두고 바라봄으로서 작가는 오히려 객관적으로 그리고 존재와 현실에 대해 더 철저히 문제제기할 수 있는 차원을 갖는다고 보아야 한다. 그에게 있어서 동물 형상이나 왕관 형상은 알레고리의 수단이며, 알레고리는 인간 존재의 삶과 그 현실의 현장을 비판할 수 있는 하나의 부정적 차원인 셈이다. 만일 그가 여전히 인체 형상을 통해 욕망과 권력으로 나타난 삶의 문제들을 서술하려 했다면, 그것은 지나치게 직설적이고 사회반영의 여타 미술작품들과도 차별화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동물의 알레고리는 그에게 객관화된 서사와 부정의 비판을 지속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표현법이 될 수 있었다. 더욱이 사회적 문제보다도 개인의 본성과 욕망의 내재적 문제에 더 근접해간 시기여서, 동물의 알레고리는 이 새로운 이슈들을 수사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유효한 표현법으로 다가왔던 것이라 생각된다.
2006년에서 2011년으로 이어지는 시기에 작가는 <어른들의 동화> I과 II 그리고 <동물농장>이란 제목의 세 전시회를 열었다. 이를 통해 그는 동물의 알레고리를 기반으로 관객에게 삶에 대한 성찰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보통 우화는 어린이들의 전유물로 여겨지지만, 어른에게도 억압된 일상의 욕망을 비추어보는 환상의 장으로 간주되곤 한다. 특히 정재석 작가의 동물의 알레고리에는 관객을 단숨에 휘어잡고 숨길을 멈추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짙은 색의 모노크롬 바탕 위에 하이퍼리얼리즘 기법으로 그려진 말과 염소 그리고 돼지들은 단조로운 배경 위에 고립된 형상, 단순한 구성이지만 강한 명암대비와 강렬한 형상으로 뚜렷하게 드러난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의 잠재의식을 건드리면서 그들이 바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자신의 진실된 면목이라고 말을 건네는 것 같다. 관객은 불현듯 마주친 자신의 정체성 앞에서 예민해질 수밖에 없고, 현실과 삶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잠시라도 자기부정의 불안정한 의식에 사로잡혀 전율케 된다. 이렇게 동물과 현대인 사이, 이질성과 동질성의 경계선 위에서 줄타기를 하는 긴장된 의식의 흐름 가운데서, 작가는 <동물농장>의 알레고리가 던지는 진지한 성찰의 메시지 내용을 관객들 각자가 독해해보도록 초청한다. 과연 우리 현대인은 이들 동물의 알레고리 앞에서 존재의 진실된 면모를 사유해보려는 충동을 느끼지 않을 수 있을까? 후기 산업자본주의 사회의 기계적 반복의 현실과 실재가 사라진 시뮬라크르 투성이의 일상 그리고 무미건조해진 삶에 억압되기만 해왔던 우리의 욕망의 편린들을 다시 불러일으킬 절호의 기회가 여기에 있지 않는가? 패배와 실패의 멜랑콜리한 감정, 비논리적인 상상을 환기시키는 동물의 알레고리 이미지들이 어쩌면 역설적으로 삶의 생기를 회복시켜주는 계기임을 우리는『동물농장』 연작을 마주하며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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